현대홈쇼핑(057050) 4Q20 안정적이고 알찬 본업의 성과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 안정적이고 알찬 본업의 성과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2020년 한 해를 돌아볼 때 ‘언택트’라는 단어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3월 이후 들었던 상장사들의 실적발표나 IR행사 내용에서 ‘언택트’와 ‘비대면’ 등의 단어가 나오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연중 내내 실적발표를 들으면서 가장 솔깃했던 부분은 CJ EMM의 커머스 부문(CJ오쇼핑) 내용입니다.

분명 제 기억 속의 홈쇼핑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었는데, 어느 순간 홈쇼핑을 돌려보다 보니 고급 제품이나 가격대가 높은 상품군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CJ ENM 측은 커머스 부문에 대해 설명할 때 ‘고마진 상품 중심의 수익성 제고’라는 표현을 연중 내내 사용했는데, 개인적인 경험과 일치하면서 코로나 시대에 홈쇼핑 채널까지도 ASP 상승이 나타나고 있구나를 더욱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홈쇼핑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매출과 이익 모두 전년대비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매출액보다 이익 성장이 더 두드러집니다. GS홈쇼핑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비 29% 증가했고 현대홈쇼핑 역시 19% 성장, CJ ENM의 커머스 부문은 20%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홈쇼핑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기업들의 주가는 사실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3월 코로나 쇼크에서 벗어난 수준의 주가 흐름에서 의미있는 상승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상승, 쿠팡의 나스닥 상장 등 이커머스 시장의 다른 주식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재미없는 모습입니다. 이익은 홈쇼핑이 훨씬 더 잘 내는데, 요즘 시대에 시장의 관심과 Value를 받긴 어려웠나 봅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커머스 시장에 가 있지만, 전통적인 유통 강자인 횸쇼핑 채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점, 홈쇼핑 채널의 ASP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현대홈쇼핑(057050)을 분석해보았습니다.

현대홈쇼핑은 본업인 홈쇼핑 외에도 현대L&C를 통한 창호 사업, 현대렌탈케어를 통한 렌탈 사업, 그리고 해외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현대백화점 그룹으로 현대그린푸드가 25.01%, 현대백화점이 15.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홈쇼핑은 2020년 연간 1,536억원(YoY +18.43%)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사이래 최대 이익을 달성하였습니다. 이익률은 6.68%로 2019년 5.88% 대비 개선되면서 그동안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이익률 하락 추세를 처음으로 반등시켰습니다. 2020년 현대홈쇼핑의 이익률 반등 배경에는 본업인 홈쇼핑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있었습니다.

1. 홈쇼핑 부문
현대홈쇼핑의 2020년 연간 IR 자료를 보면 회사의 취급고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0.8%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서 2020년 취급고 성장률은 3%대로 다소 저조하였으나, 홈쇼핑 업계 전반적으로 저수익 상품과 제휴 사업을 축소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믹스 개선을 위한 차별적인 취급고 관리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제 현대홈쇼핑의 홈쇼핑 채널의 이익률은 2018년 9.9%, 2019년 15.6%, 2020 15.3%로 안정되는 모습입니다. 인터넷 채널의 이익률은 2018년 22.7%에 이르렀으나, 2019년에는 11.5%로 하락하였고 2020년에는 13.1%로 올라왔습니다. 전통 홈쇼핑 채널은 규모를 유지하는 선에서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인터넷 부문은 고성장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외형 확대 및 수익성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역시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고마진 방송상품 판매 확대에 따른 전사 매출총이익률 개선 및 효율화 등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신장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근 홈쇼핑을 보면 적극적으로 자사 앱을 통한 결제를 유도하고 있는데, 앱결제시 추가 할인을 제공하더라도 송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좀 더 유리한 마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모바일 결제가 익숙해지고, 적극적으로 앱 결제를 유도하는 것 역시 본업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진행하는 쇼핑 라이브를 보면 홈쇼핑 시장도 결코 녹록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성장성 측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를 따라가긴 어렵지만, 수익성 측면을 고려한다면 이커머스 채널보다 홈쇼핑이 유리합니다. 심화되는 이커머스 경쟁 속에서 홈쇼핑은 나름대로의 성장과 이익 모멘텀을 찾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2. 현대L&C
현대홈쇼핑이 한화로부터 2019년 2월에 인수한 현대L&C는 LG하우시스와 같은 창호 전문 기업으로 2019년 대비 2020년에 의미있게 수익성을 개선하였습니다. 22020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9억원(+145.8%), 178억원(+540.7%)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 하였으며 이는 해외 실적 호조에 따른 매출의 증가 및 원재료 가격 하락 및 비용 효율화에 기인합니다. 인수 후 현대홈쇼핑 계열사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판단되며 최근 국내 인테리어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어 2021년에도 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제품인 창호 가격 역시 2019년 4,134천원/톤에서 2020년 4,455천원/톤으로 8% 가까이 상승하였습니다. 2020년부터 Stay at home 트렌드가 자리잡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동산 매매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합니다. 최근 한샘, LG하우시스 등 동종 업계를 중심으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L&C에 대한 가치도 현대홈쇼핑의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현대렌탈케어
렌탈부문은 대면 영업의 한계로 전년대비 신규 계정수는 감소하였으나 누계 개정수가 올라오면서 영업 적자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2019년 영업적자 규모는 190억원이었으며 2020년 적자 규모는 170억원으로 적자폭은 소폭 감소하였습니다. 2021년에도 대면 영업이 제한됨에 따라 의미있는 적자 규모 감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누적 계정수가 올라가면서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4. Valuation
현대홈쇼핑의 2020년 결산 기준 PER은 8.42x, PBR은 0.53배입니다. PER과 PBR 모두 최근 5년 내 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요 요인은 지속적인 수익성 하락 및 커머스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성 우려라고 판단합니다.

필자는 과거 10년 동안 이어지던 수익성 하락 기조가 2020년에 처음으로 턴어라운드 하였다는 점, 이익 측면에서 의문이 많이 드는 이커머스 시장 대비 홈쇼핑 사업 본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여 밸류에이션 상승은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자기자본 비율이 67%에 이르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고평가 논란이 있는 쿠팡보다 안전하고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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