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년 1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입 잠정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0.6% 증가했으며 수입 역시 1.5% 증가했습니다.
수출은 반도체(+11.6%), 승용차(+15.7%), 무선통신기기(+60.5%)등이 견인했으며 석유제품(-45.6%)과 컴퓨터 주변기기(-1.1%)등은 감소했습니다. 수입은 반도체(+22.5%), 기계류(+6.2%), 무선통신기기(+20.5%) 등에서 증가했으며, 원유(-40.9%), 가스(-15.1%), 석유제품(-40.5%) 등은 감소했습니다.
반도체는 여전히 좋았으며, 승용차는 전년동월(2020년 1월)에 6.8%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기저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코로나 상황이 현재진행 중인 상태임에도 현대/기아차가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 눈에 띄는 것은 무선통신기기인데, 지난 12월에도 전체 품목중 Top3를 기록할 만큼 최근 상황이 매우 좋습니다. 무선통신기기 품목 안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외에도 무선통신장비(기지국 등)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단순히 단말의 수출 증가라고만 보긴 어렵습니다. 5G와 관련된 수요가 크게 반영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입 역시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의 상승폭이 컸으며 기계류에서 6.2% 성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12월 수출입 품목 Top15를 보아도 ‘기계의 부분품 및 부속품’ 항목이 7위까지 올라왔고, 금액 역시 YoY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12월 자료를 만들때까지만 해도 ‘중국으로 중대형 기계를 많이 팔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체 어느 지역으로 기계가 많이 팔린 것인지 체크하기 위해 관세청에서 국가별 자료를 찾아보았고, 여기서 지난 자료에서 놓쳤던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해당 항목은 결국 D램 모듈이었습니다(디램 칩과 모듈은 서로 다른 코드로 잡히는데 이 부분을 제가 놓쳤습니다). 결국 12월과 1월 모두 한국 경제는 반도체가 이끌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 참고: 12월 수출 품목 Top15
반도체와 무선통신장비, 그리고 자동차의 하드캐리로 2021년 1월 중순까지의 수출입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지난번 1월 10일까지의 자료를 보고 추정했을 때보다 훨씬 양호한 것 같습니다. 수출입금액과 증시 시가총액 규모의 괴리율이 크게 벌어졌고, 그 괴리가 좁혀지기 위해서는 무역규모가 올라오거나 증시가 조정을 받아야 하는데 관세청 자료만 보았을 때는 증시는 횡보하는 과정에서 무역 규모가 올라오는 모습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숫자를 계산하다 보니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난관이 생겼습니다. 바로 조업일수입니다. 필자는 지난번 보고서에서 1월 수출금액은 전년동월대비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2021년 1월 조업일수가 2020년 1월대비 2일이나 적기 때문입니다. 1/1~1/10일까지의 일 평균 수출금액에 1월 조업일수를 곱하여 1월 예상 수출 금액을 산출하였는데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늘어날 수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관세청에서 밝힌 2021년 1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조업일수는 14.5일이었구, 실제 손가락을 세어보았을 때는 14일(주말 제외)로 0.5일이 차이가 났습니다. 0.5일이 무슨 의미일까 싶어 과거 자료를 찾아보니 때에 따라 1일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남은 10일간의 조업일수를 관세청이 어떻게 밝히느냐에 따라 추정치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경기를 바라보는 ‘톤’ 자체에 대한 변화로도 비춰질 수도 있어 유의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일단 남은 기간 중 휴일 4일을 제외하면 조업일수는 7일입니다. 전년동기 9일 대비 2일이 적습니다. 일평균 수출금액이 매주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해서 남은 기간 동안의 평균 수출금액을 1월 일 평균 수출금액인 19억 4,600만달러대비 대비 10% 증가한 21억 4,200만달러로 잡고 남은 조업일수 7일을 곱하여 149억 9,100만달러를 산출하였습니다. 여기에 20일까지의 수출금액 282억 3000만달러를 더해 2021년 1월 수출총액은 432억 2,100만달러로 추정하였습니다. 이는 전년동월(2020년 1월) 431억 9백만달러 대비 0.27% 증가한 수준이며, 한화로 환산할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의해 전년동월대비 5.6% 감소하게 됩니다.
같은 방식으로 수입액을 추정하여 수출금액과 합산하면 1월 예상 무역 규모는 869억 9,800만달러가 되며, 이는 달러 기준 YoY +1.36%, 한화 기준 YoY -4.57% 수준입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소폭 개선되나, 원달러환율 하락 영향으로 한화 기준으로는 전년동월대비 성장이 나오진 않습니다. 2020년 1월 수출금액은 2018년, 2019년, 2020년의 1월 중 가장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1월의 숫자는 의미있는 성장이 결코 아닙니다. 다만, 코로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습니다.
이리저리 숫자를 만지면서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1) 여전히 높은 괴리율, 그리고 2) 한국 경제의 높은 삼성 의존도입니다.
먼저, 2021년 1월 21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합은 2,570.76조원입니다. 1월 수출입규모를 연환산했을 때 규모는 1,144.38조원이며, 여전히 무역규모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은 224.6%로 최근 15년내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출입 규모가 컸던 지난해 12월 187.8% 대비로도 여전히 높습니다. 무역규모는 의미있게 올라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괴리율 자체의 조정은 미미합니다. 즉, 여전히 괴리율은 높고 언제 증시가 실제 기업경기에 맞춰 내려온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입니다.
두 번째 내린 결론은 ‘삼성코리아’입니다. 2020년 12월 수출 품목 상위 Top 15중 삼성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된 품목은 무려 7개나 됩니다(1위 메모리, 2위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3위 전화기/통신장비 부분품, 7위 기계의 부분품, 9위 디스플레이 및 부분품, 11위 SSD, 14위 반도체_기타). 삼성중공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고려한다면 선박류와 면역 물품도 해당되기 때문에 영향력은 더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입 기준으로 보아도 원자재 비중이 조금 더 올라오는 것 외에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삼성의 오너가 결국 구속된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삼성그룹에 대한 의존도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것 이상일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확인한 것 같았습니다.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한 기업집단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 우려되기도 했으며, 삼성의 오너 일가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룹 총수의 구속이 과연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오늘도 오전 내내 매달렸던 분석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장 막판 삼성이 이끈 지수의 강한 상승이 나왔습니다. 위의 표에서 나타나는 삼성이라는 존재감을 고려하면 삼성의 기업가치는 그동안 지나치게 저평가되었던 것은 아닌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제 곧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시작되는데,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한 리뷰보다는 2021년 한 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잘 체크해야겠습니다. 1월 31일까지의 총계가 발표되면 그때 또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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