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현 카레(티아시아)와 샘표식품
요 며칠 TV에서 자주 보던 광고 중 하나가 바로 배우 전지현이 광고하는 티아시아(T Asia) 카레였습니다. 티아시아 카레는 우리가 자주 소비하던 3분 카레, 카레여왕, 백색카레 등과는 다르게 인도와 태국 등 동남/서남아시아 스타일의 카레를 간편식으로 만든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 태국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는 푸팟퐁커리를 좋아하다 보니 이번에 나온 티아시아 제품이 반갑기도 했고, 태국이나 인도 커리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긴 했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광고를 볼 때까지만 해도 제조사가 어디일지 생각하진 않았는데, 샘표식품 주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며 왜 미처 제조사를 체크하지 못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관심있게 지켜본 제품이었는데, 지난 주말에서야 드디어 직접 구매해서 맛을 보았습니다.
제가 구매한 제품은 티아시아 게살 푸팟퐁커리와 치킨 마크니커리입니다. 게살 푸팟퐁커리와 치킨 커리 모두 실제 태국이나 인도 음식점에서 종종 사 먹는 커리이다 보니 과연 간편식으로 얼마나 맛을 따라했을지 기대가 컸습니다.
조리 방법은 간단합니다. 봉지를 뜯고 전자레인지에 1분간 돌리거나, 끓는 물에 봉지 그대로 약 3분정도 데우면 됩니다.
칼로리는 한 봉지에 게살 푸팟퐁커리 220Kal, 치킨마크니커리 275Kcal였으며, 두 제품 모두 포화지방 함량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간편식이다 보니 나트륨 함량도 꽤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분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저희는 끓는 물에 데워서 먹어보았습니다.
커리를 데우고 곁들일 음식으로는 흰쌀밥과 빵을 준비했습니다. 푸팟퐁커리는 짙은 황색, 치킨 마크니커리는 주황색이었습니다.
게살이나 치킨 등의 내용물은 굉장히 잘게 들어가 있어 식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커리 자체는 스프처럼 걸쭉했습니다.
게살 푸팟퐁커리는 어느 정도 익숙한 노란 커리 맛에 식당에서 파는 실제 푸팟퐁커리의 맛과 향이 느껴졌습니다. 제 입맛엔 다소 짠 편이라 밥이나 빵을 꼭 같이 먹어야 했습니다. 원재료 중 정제수 다음으로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 있다고 쓰여 있었는데, 바로 그 코코넛 밀크가 커리 특유의 걸쭉함과 약간의 느낌함, 그리고 고소함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실제 식당에서 파는 푸팟퐁커리가 더 맛있긴 했습니다. 비슷했지만, 그럼에도 인스턴트 제품 특유의 느낌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 인기가 많아진다면 다른 제조사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킨 마크니커리는 게살 푸팟퐁커리보다 조금 더 느끼했습니다. 느끼한 것을 좋아하는 제 입맛에도 조금 많이 느끼해 한 입 먹자마자 김치를 찾게 되었네요. 제품 뒷면을 보니 마크니 커리의 경우 2번째로 많이 들어간 원재료가 휘핑크림이었습니다. 집에 있는 폰타나 머쉬룸 크림스프도 2번째 원재료가 우유였는데, 마크니 커리는 물 다음으로 많이 들어간 원재료가 휘핑크림이다 보니 느끼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크림 스프보다 더 느끼해서 저는 사실 몇 입 먹지 못했습니다. 같이 먹던 남편은 푸팟퐁 커리보다 좀더 새롭다면서 그래도 잘 먹긴 했던 것을 보면 개인마다 취향 차는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남편은 되려 푸팟퐁커리는 일반 카레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오랫동안 누워있던 샘표식품은 전지현 카레 덕분인지 최근 좋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늘(6/7)은 다소 조정이 나타났지만 49,000원대 주가가 한달 만에 고점 68,000원을 찍었으니 티아시아 커리가 조용하던 샘표에 활기를 띄게 해준 것은 맞습니다.
2021년 6월 7일 종가 기준 샘표식품의 PER은 8.15, PBR은 1.48입니다(최근 4개분기 기준). 최근 주가가 올라오면서 밸류에이션도 상승한 모습이지만, 요즘 같은 장에 그동안 눌려있던 주가 모습을 감안하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2021년 1분기 샘표식품은 1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2020년보다는 소폭 내려왔지만, 이익 규모는 증가하였으며, 2018년과 2019년 이후 계속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연간으로도 두 자릿수 이익률이 유지된다면 현재의 PER 밸류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 판단합니다. 통상적으로 2,3분기가 최대 성수기이다 보니 2021년에도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기대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가정 내 취식이 늘어남에 따라 샘표식품이 판매하고 있는 각종 조미료의 수요도 늘었을 것이며,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은 이제 조금 부각이 된 느낌입니다.
다만, 티아시아 제품만 보고 들어가기엔 ‘모멘텀’ 측면으로는 다소 약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단 배우 전지현을 쓰면서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것에 비하면 ‘맛’ 측면에서 특별함은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21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광고 및 판촉비가 87.9억원 정도 반영되었으며, 이는 전년동기 83억원 대비 약 4억원 가량 증가하였는데, 전지현 배우의 광고비가 반영되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워낙 이익이 잘 나오고 있어 광고선전비가 크게 부담이 되진 않을 수 있지만,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지 않는다면 모멘텀 측면으로도 실적 측면으로도 호재로 작용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비비고에 대한 광고를 많이 하지만,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어 지속적은 수량 성장이 나타나는 반면, 과연 티아시아 제품도 꾸준한 재구매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는 다소 물음표가 맺혔습니다.
티아시아에 대한 모멘텀보다는 2~3분기 이익 수준에 대한 전망치 등을 참고하며 접근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판단됩니다.
세가지를 사서 먹어보았는데 스파이시 비프 마살라나 먹어줄만하지 치킨, 게살은 저랑은 안맞더군요. 개인적으로 맛있어서라기보다 그냥 여기저기서 회자되니까 덩달아 사먹는 수요가 많은 게 아닐까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네! 호기심이 지속적인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 감사합니다 🙂